Enshrouded 1.0에 맞춰 업데이트되었습니다.
항목
#항목
1
검시관이 된 의사
부상당한 고대인을 붙잡았을 때 우리에게 쓸만한 의료품은 모두 바닥난 지 오래였다. 뭔가 손을 쓰려 했더라도 방도가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.

퉁퉁 부은 채 걸어다니는 주변의 사체들을 꿰매느라 붕대란 붕대는 이미 다 써버렸다. 파열된 장기를 봉합하거나 제자리에 고정시키느라 가진 실도 바닥났다. 나 역시 머릿속에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쥐어짜내느라 가지고 온 엘릭서 병을 모조리 비우고 말았다.

고대인이 누워서 죽어가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만 지켜보는 것뿐이다. 그렇게 나는 고대인이 내 손가락 사이로 기어와 잿빛으로 변하며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.

정말 기이한 경험이었다.
인간 환자를 떠나보낼 때는 고인의 눈을 감겨준 뒤 사체를 매장하고 잡초가 무성한 묘지를 한두 차례 찾아가는 것이 보통이다.
하지만 고대인은 죽을 때 세상에서 자취를 감춰버린다. 엠버베일에서 영겁의 시간을 보낸 뒤 이들이 남기는 것은 재가 된 유해뿐이다. 매장할 것도, 슬퍼할 것도 없다.

머리가 다시 지끈거린다. 엘릭서를 더 가져왔어야 하는 건데...

수집품 위치 1곳

지역